새로운 공간, DOQ SEOUL
트렌드를 따르기 보다,
공간의 가치를 알아보는 소수의 사람에게
사랑받는 공간이 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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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새로 오픈한 DOQ SEOUL은 무엇을 위해 기획하시게 된 공간인지 궁금해요.
DOQ는 취향을 넘어서 가치를 주는 무언가를 보여주도록 기획된 공간이에요. 트렌디한 팝업 공간은 몇 년 간 유효하겠지만, DOQ는 그와 달리 지속 가능한 진정한 가치를 보여주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어요. 그래서 공간에 모든 장식을 배제하고 건축물 본연의 질감을 그대로 드러내었고, 사전 예약을 통해 프라이빗하게 운영하고 있어요. 또, 상업 공간과 주거 공간을 구분하지 않고, 조용한 동네 분위기에 어우러지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어요. 그래서 지하 1층부터 1층은 복합문화공간으로, 2층부터 3층까지는 주거 공간으로 구성했죠.
* 예약 여부는 전시 내용에 따라 상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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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참여하신 프로젝트를 보다 보니 '오감'이라는 키워드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오감을 중요하게 다루는 이유가 있을까요?
공간 속 오감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나 일상에서 놓치고 있던 것들에 의미를 끄집어내 주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트렌드는 몇 년 사이에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챕터원은 이런 흐름에 맞춰 아이템을 빠르게 교체하는 것보다, 물건에 의미를 더해 느낌을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질감, 색감, 소리 등 오감의 요소를 녹여낸 공간으로 저희의 가치관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ㅡ 그래서 챕터원의 공간도 오감이 반영되었군요. 그렇다면 이태원 DOQ SEOUL에도 ‘오감’과 관련된 설계가 반영되었을까요?
이번에는 이전과 다르게 모든 요소를 다 뺐어요. 공간에는 건축물의 뼈대가 그대로 드러나고, 벽에는 마감재가 없죠. 이런 거친 질감은 오히려 자연스럽고 편안한 매력을 주면서 오래 머물러도 편안한 공간이 되었어요. 종로의 허름하지만, 음악 좋고 편안한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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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지하 1층 공용화장실로 가는 긴 복도와 큰 창을 통해 보이는 녹음진 풍경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러한 설계를 통해 어떤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셨나요?
지하 1층은 건물의 메인 출입구 중 하나로,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웰컴 공간입니다. 이 공간은 자연 요소와 큰 창이 배치되어 마치 외부와 내부의 경계가 사라진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러한 설계는 단순히 화장실로 가는 길이 아닌, 방문객들이 긴 복도를 따라 걸으며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찾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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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공간의 공용화장실로 통하는 복도 공간
구병준이 생각하는 욕실,
그리고 블로이(Bloei)
양변기는 고장이 나지 않는 이상
바꾸기가 쉽지 않아요. 그렇기에 양변기는 더욱이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되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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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DOQ SEOUL 지하 1층 화장실에는 로얄앤코 블로이가 설치되어 있어요. 블로이를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블로이는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을 고려한 제품이라고 생각해요. 욕실은 직사각형 공간이 많은데, 블로이의 쉐입이 그런 화장실의 공간과 대칭적이라 시각적으로 편안했어요. 양변기의 형태에 다양성을 찾기 어려웠는데 블로이는 그런 면에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주었고요. 또 향이 나는 양변기라는 점은 경험적인 관점에서도 사용자를 위한 배려가 느껴졌어요. 향을 맡았을 때 욕실이라는 공간의 특성에 맞게 은은하고 편안한 향이라 이질적이지 않아 좋았고요. 블로이를 통해 DOQ SEOUL의 화장실이 단순히 기능적인 공간을 넘어, 감각적인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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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로얄앤코는 욕실이 몰입의 공간이 되기를 바라면서 오감과 몰입을 키워드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대표님은 욕실 공간에서 몰 입을 돕는 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욕실 공간에서 사운드는 몰입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욕실은 매우 사적인 공간이에요. 그래서 사람들은 공중화장실에서 사적인 영역을 침해받는 느낌을 받아 작은 소리에도 민감해지고, 완전한 정적을 부담스럽게 느끼기도 하죠. 공중화장실에 에티켓 벨이 놓여있긴 하지만, 소리가 인위적이다 보니 오히려 개인의 행동을 들키기 쉬워요. 몰입을 방해받기 쉽기도 하고, 그래서 결국 사용을 꺼리게 되죠. 욕실에는 좀 더 자연스럽고 편안한 소리가 필요해요. 예를 들어 공중화장실에 라디오가 나온다고 상상해 보세요. 한 공간에서 손을 씻는 사람도, 용변을 보는 사람도 라디오에 흘러나오는 사운드에 집중하게 되면서 좀 더 편안하고 몰입감 있는 공간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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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대표님이 경험하셨던 인상적인 욕실이 궁금해요.
밀라노 프라다 파운데이션 미술관에 있는 공중화장실이 인상 깊었어요. 보통 공중화장실은 건물의 구석에 위치하는데, 그곳은 한 층 전체가 화장실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내부는 거울로 둘러싸여 있고, 칸마다 세면대가 설치되어 있는 넓은 공간으로 공중화장실이라기보다 독립된 욕실이라는 인상을 주었어요. 이는 개인의 경험을 세심하게 고려한 것으로, 공중화장실을 전혀 다른 개념으로 접근한 독특한 경험이었습니다.
ㅡ 그런 관점에서 로얄앤코가 앞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방향은 무엇인가요?
개방 화장실에서 독특하고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시도해 봐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도쿄 토일렛 프로젝트처럼 말이에요. 우리나라는 주로 집이나 사무실, 식당 등에서 화장실을 이용해 오다 보니 개방 화장실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해요. 하지만 외국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거리의 개방 화장실이 부족해 불편함을 겪을 수 있어요. 로얄앤코가 이런 부분을 개선하고 더하여 개방 화장실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면 좋을 것 같아요. 단순히 용변을 해결하는 곳이 아니라, 휴식과 몰입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향기, 사운드, 조명 등을 활용한 다양한 기능과 디자인을 도입하는 거예요. 이는 사람들의 개방 화장실에 대한 인식과 도시의 이미지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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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피피에스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영역을 허물고, 다양한 분야에서 저평가된 가치를 발굴하고 싶어요. 유명한 것을 더 유명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 숨겨진 가치를 발굴해 다양한 사람들과 협력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싶어요. 5년, 10년 후에도 사람들이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해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사람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Interviewee | 구병준 @byungjunk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