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숲집이 완성되기까지-
숲숲집은 전용면적 18평의 3룸 구축 빌라에요.
욕실은 두 평도 안 되는 정말 작은 욕실인데,
인테리어를 통해 꿈의 욕실을 실현하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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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전체 인테리어를 진행하셨어요.
서촌은 오래된 빌라가 대부분인데요. 저희 집 역시 20년이 조금 넘은 오래된 건물이라 처음부터 전체 리모델링을 고려했어요. 또, 내 집이라고 생각하니 철거 후 드러난 집의 내부 구조물을 실물로 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더라고요. 결정적으로는 리모델링 전 거실 창문을 봤을 때 녹음진 뒷산의 풍경이 보였고, 서재로 쓰이던 작은 방의 창에는 서촌마을과 청와대가 한눈에 보였는데, 이때 창을 포함해 공간을 전체적으로 보수하면 아주 예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공간에 새 옷을 선물하자는 마음. 그렇게 전체 리모델링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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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인테리어 업체는 어떻게 알아보셨나요?
처음이라 아는 게 별로 없어 막막했어요. 주변에서 인테리어 업체는 많이 알아보는 게 좋다고 해서 인터넷 서칭한 업체까지 포함해 50군데 넘게 발품을 팔았어요. 견적을 받아봤을 때 규모가 큰 턴키 업체는 공정이 편하고 직접 신경 쓸 게 많이 없긴 하지만, 제 취향을 오롯이 반영하기에는 정해진 틀이 있고, 가격도 매우 비쌌어요. 그러던 중 서촌 이웃의 소개로 스테이폴리오 출신의 디자이너를 만났어요. 스테이폴리오는 단 하루를 묵더라도 진정한 쉼과 행복을 주는 공간을 제안하고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잖아요. 그런 곳에서 일해본 분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대화했을 때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고 편안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셨어요.
* 턴키: 인테리어의 모든 과정을 업체에 맡기는 방식
ㅡ 인테리어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셨나요?
하고 싶은 건 많지만 예산이 크지 않아 고민이 많았는데, 디자이너님이 반셀프 인테리어를 역제안 주셨어요. 전체 공정을 함께 논의하고 디자이너님의 조언을 토대로 모든 자재를 직접 발품을 팔아 선택했죠. 그리고 너무 감사하게도 공정에 대한 감리를 목공을 하시는 디자이너님의 부모님께서 해주셨어요. 집을 함께 하나하나 완성하는 느낌이 들었던, 힘들었지만 그만큼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경험이었어요.
ㅡ 반 셀프 인테리어는 보통 셀프로 감리를 봐야 해서 어려움이 많은데, 감리 방식이 정말 색다르네요. 그렇다면, 인테리어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셀프 인테리어 또는 반 셀프 인테리어의 경우 정보의 불균형과 어려운 소통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하는데, 저희는 디자이너님과 반장님들 덕분에 그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어요. 시공하시는 분들을 잘 케어해주셨고, 필요한 부분은 꼼꼼하게 작업을 요청해 주셨어요. 오래된 빌라여서 벽지를 여러 번 보수해야 한다든지, 수도꼭지가 노후해 아랫집에 피해를 줬던 에피소드 등 어려움도 종종 있었지만 디자이너님, 반장님과 형성된 라포 덕분에 잘 이겨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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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인테리어는 비용은 얼마나 드셨나요?
셀프 인테리어에 디자이너 인건비와 현장 감리비만 추가된 방식으로 진행했어요. 엘리베이터가 없는 빌라여서 사다리차 이용과 퀵 배송 등 예상외의 지출도 있었지만, 샷시 교체, 헤링본 원목 마루, 실크 벽지, 백각 타일 등 자재의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비용은 약 4,000만 원 정도 들었습니다.
ㅡ 집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욕실이요. 집에서 가장 작은 공간이지만, 공을 많이 들였거든요. 실제로 인테리어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도 했고, 타일과 수전, 작은 소품까지 오래 고민하고 선택한 만큼 애착이 가요.
숲과 바다가 공존하는 욕실
멋진 욕실을 만나면 깊게 머물게 되는
경험을 한 번쯤은 해보셨을 것 같아요.
그런 경험을 저는 집에서 실현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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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욕실에 공을 많이 들이셨다고 하셨는데, 그게 어떤 포인트인가요?
작은 욕실에 욕조를 넣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어요. 우선 공간 확보를 위해 덧방 시공 대신 전체 철거 후 타일을 시공했어요. 그리고 욕조는 조적과 타일로 마감했는데, 세면대와 유리 파티션, 욕조 사이의 공간이 타일의 백각(100mm) 단위에 딱 맞아떨어지도록 설계했어요.
*덧방 시공: 기존 타일을 철거하지 않고 그 위에 새로운 타일을 붙이는 작업. 벽체가 두꺼워져 공간이 좁아지는 단점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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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공간 효율에 많이 고민하신 게 느껴져요. 욕조가 있는 작은 욕실에 공간감을 주기 위한 제품 선택의 기준도 궁금해요.
먼저 선반을 설치하지 않고, 세면대 위 거울 장과 창틀 조적, 욕조를 받치는 조적을 활용해 수납공간을 확보했어요. 수건이나 휴지 등은 욕실에 보관하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밖에서 꺼내쓰는데, 오히려 욕실이 더 깔끔하게 유지되어 좋아요. 그리고 욕실 전체의 통일감을 주기 위해 백각타일에 어울리는 큐브형 수전을 활용하였고, 개방감 있는 느낌을 주기 위해 탱크 없는 일체형 비데를 선택하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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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편백 천장재도 매우 인상적이에요.
숲숲집 욕실의 포인트이기도 한데요. 편백(히노키) 천장 마감입니다. 비용이 적지 않았지만, 욕실 천정까지 집의 컨셉에 맞게 통일감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편백이 습기에 강해 환풍구가 없는 저희 집 욕실에도 천장에 물기가 맺히거나 변색되는 일이 없어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보기에도 좋고, 유지 관리도 편한 참 좋은 소재인 것 같아요.
ㅡ 욕실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블로이' 비데요. 일체형 디자인이라 미관상으로 훌륭하고, 상부 탱크가 없어 작은 욕실에 적합해요. 또 수압이 약한 오래된 집에서도 무리가 없을 만큼 세척력이 강합니다. 그리고 청결도가 유지돼요. 보통 변기는 물을 내리면 소용돌이치며 한 번에 배수되는데 블로이는 물을 한 번 내린 후, 이차적으로 강하게 한 번 더 빨아들이는 방식이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변기 내부를 꼼꼼하게 세척해 주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자체 살균수 덕분에 변기 내부가 착색되는 것을 최소화해 주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착좌감이 너무 좋아요. 두꺼운 시트 덕분에 무게중심이 안정적이어서 앉으면 묵직하고 편안한 느낌을 줘요.
이야기를 마치며-
아침을 시작하는 공간인 욕실은 저에게 영감을 줘요.
영감은 순간적인 깨달음보다는 일상에서 꾸준히
쌓여가며 우리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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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이 콘텐츠를 보는 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신가요?
‘나다움’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의 행복감을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우리나라는 특히 집이 숫자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고 싶은 집보다 살고 싶은 집을 선택해 내 삶에 투자하는 것은 정말 가치 있는 일이에요. 또, 작은 욕실도 이렇게 꾸밀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며, 저와 같은 로망이 있는 분들에게 하나의 레퍼런스가 되었으면 해요.
Interviewee | 최근우 @chalkak___